p. 101.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이야.

 

p. 219. 일부 조류는 비바람이 부는 날을 일부러 골라 둥지를 짓는다고 했다.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는 튼실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다니... 섬세한 감성이나 날카로운 관찰 등을 찾아보기 힘든 이 수필이 최근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였다니... 덜컹거리는 기차나 지하철 안에서 두뇌에 힘을 주지 않아도 술술 읽히는 가볍고 예쁜 책이라 바쁜 현대인의 사랑을 받았던 것인가... 

 

 

<언어의 온도>를 읽기 전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어떻게 살고 죽을지에 대한 다소 평범한 입장을 반복 서술한 첫 두 장은 꽤 실망스러웠지만 '진보의 생물학' 전후로 보이는 작가의 개인사와 정치적 철학적 입장이 담긴 글들은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작가의 정치적 지향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곳곳에 엿보이는 편파적인 입장, 이를테면 박근혜의 당선과 노동계 인사 가족들의 자살이라는 선후관계를 부연설명 없이 인과관계로 혼동하게끔 서술한 부분 등은 읽기 불편했다. 어쩌면 이러한 불편함이 오랫동안 작가를 힘들게 만들었다는 정치적 검열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주 오랜만에 수필 장르의 책 두 권을 읽었더니 머릿속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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