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큰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해서 그런지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다. 물론 마이클의 부장님 개그나 드와이트의 매사 진지한 태도 등에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이 드라마가 재밌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드라마를 막 보기 시작했을 때는 마이클의 농담이나 행동이 선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서 상당히 불쾌했다. 특히 오스카의 성정체성을 강제로 커밍아웃해버리는 장면은 최악이었다... 모든 일에 PC의 잣대를 적용하려는 답답할 정도의 엄격함 이면에는 "웃자고 한 얘기에 왜 그리 정색하고 난리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뻔뻔함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마이클의 애사심(팸의 회사 건물 스케치를 보며 감격스러워하는 장면)과 동료를 향한 애정(지사 통폐합으로 인해 동료들이 실직의 위기에 놓이자 곧장 간부의 집을 찾아간 에피소드)을 종종 확인할 수 있어서 마이클이 밉지만은 않다. 오히려 마이클의 썰렁한 농담에 단 한 번도 웃어주지 않는 직원들이 얄밉기까지 하니 말이다. 만약 이 드라마를 영화 조커 이후에 만들었다면 마이클이 자신의 농담을 무시하는 직원들에 분개해 조커로 변하는 에피소드가 나왔을 듯하다.(실제로 조커의 계단춤 노래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극이 다소 지루해질 무렵 짐이 다른 지사로 떠나고 두 지사가 다시 합병되며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짐과 캐런, 짐과 팸의 삼각 관계는 다소 뻔한 설정이지만. 그래도 드와이트-안젤라 커플이 워낙 귀여운 덕분에 드라마의 애정신들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언제 시즌4를 보기 시작할지 모르겠으나 그 때를 위해 간략히 내용을 정리해두면.

 

짐은 팸의 애정 어린 메모를 보고 간부 진급을 포기하고 다시 스크랜튼으로 돌아왔다. 라이언이 그 자리를 꿰찬 듯 하니 캐런 역시 돌아왔다는 얘긴데... 그럼 삼각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그런데 라이언은 갓 인턴을 벗어난 처지인데 이렇게 금방 간부 진급이 가능한가? 미국이라서 가능한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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