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의 대장정 끝에 드디어 2권을 마쳤다.
스완의 사랑이 주된 내용이라 꽤 흥미로웠는데도 이리 오래 걸린 이유 혹은 변명을 궁리해보자면
대선과 지선이라는 정치 이벤트가 스완의 사랑과 질투보다는 훨씬 흥미로웠으며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 지구의 내핵까지 닿으려는 듯한 내 주식을 보고있노라니 차마 스완의 고뇌와 고통에 공감하고 몰입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폭우가 쏟아지던 밤에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 남아있는 절반 정도의 분량을 빠르게 읽었는데 '악절의 탄생에 참여'하며 오데트를 향한 사랑이 끝났음을 깨달은 스완을 묘사한 구절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완은 오데트와 결혼하여 질베르트를 낳는데 어찌된 영문인지는 앞으로의 독서가 설명해주겠지...
2권을 반납하며 3권을 빌려왔는데 책을 슬쩍 들여다보니 꽤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가을이 오기 전까지 3권을 마치는 게 나의 소박한 포부다... 화자 의식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첫눈이 오는 날까지 3권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아침을 해결하러 집 근처 서브웨이에 들러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을 야무지게 흡입하고 있는데 한 여인이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분명 처음 보는 여인인데 어디서 본 듯 낯이 익어 살짝 설렜다. 그러나 오늘 아침 나를 설레게 한 여인의 '원형'을 나는 지금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의 제목을 찾아 헤매다 결국엔 실패하고 나날이 흐려지는 멜로디만 흥얼거리는 고통을 당분간 겪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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