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와 2부는 컨셉이 명확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데 3부는 다른 사회 비평서들과 비슷한 내용이라 사족처럼 느껴져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넷플릭스에서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았고 우연히 관련 내용을 다룬 매불쇼 과학코너를 보게 되어 운이 참 좋았다.
63쪽. "장기적으로 관찰한 결과 나는 다음과 같이 확신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추론을 통해 먼저 마음속에 어떤 결론을 내린다. 자신이 직접 내린 결론이거나 완전히 확신에 차 있는 다른 사람에게서 건네받은 결론이어서 머릿속에서 몰아내기가 불가능하다. 자신이 생각해 냈든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든 이 고정 관념과 맞아떨어지는 의견이면, 아무리 단순하고 어리석을지라도 곧바로 승인과 박수갈채를 받는다. 한편 여기에 반대되는 의견들은 아무리 독창적이고 확실하더라도 경멸을 사거나 분노를 자아낸다. 일부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격양되어 상대방을 억누르거나 침묵시킬 책략을 꾸미기도 한다."
-갈릴레이, Dialogues Concerning Two New Sciences
127쪽. 굳이 철학적 성찰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흥분한 박쥐와 함께 있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근본적으로 낯선 생명체와 마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 (...) 박쥐의 음파 탐지는 명백히 지각의 형식이지만 우리가 소유하는 그 어떤 감각과도 비슷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우리가 주관적으로 경험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과 비슷하다고 추정할 근거가 없다. 이것은 박쥐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개념을 상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 나는 박쥐가 박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하지만 이것을 상상하려 해도 내 마음의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런 자원은 그 과제에 부적합하다.
-토머스 네이글, What Is It Like To Be A Bat
437쪽. "새로운 과학적 진실은 반대자들을 설득시켜 그들이 마침내 받아들이도록 하는 식으로 승리하지 않는다. 반대자들이 결국에는 다 죽고 새로운 진실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는 식으로 전파된다."
Kuhn이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151쪽에서 인용한 막스 플랑크의 글: a new scientific truth does not triumph by convincing its opponents and making them see the light, but rather because its opponents eventually die, and a new generation grows up that is familiar wi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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