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114쪽. 미래를 예상할 때는 보통 과거의 사건을 기반으로해서 미래에 일어남직한 일들을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마치 해석학의 외삽법 Extrapolation 과 같다. 외삽법은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나타나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비록 이것이 유용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맹점이 숨어있다. 우리가 만약 과거의 사실들로부터 이 세계의 앞날을 전망한다고 할 때, 우리가 미래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라고 해 봐야 결국 과거의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0-191쪽.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의 삶을 이루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밈 Meme'이라고 지칭하였다. 그리스어로 모방이라는 의미의 미메시스 Mimesis 에서 유래된 밈이라는 단어는, 유전자를 칭하는 'gene'에 필적하여 만들어진 표현으로 리처드 도킨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념이나 종교 그리고 아이디어나 혁신과 같은 요소들을 인간의 '문화적 유전자'인 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하나의 우수한 '밈'은 확실하게 살아남아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데, 이는 흡사 진화론의 자연선택에서 우수한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말하자면 이미 오래 전에 진화를 마친 유전자와 생물학적 요건보다는, 문화적 요소들이 마치 유전자처럼 인간 세계에 존재한 덕분에 인류가 지금처럼 고도로 진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밈은 문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데 유행하는 패션일 수도 있고 우리가 흔히 쓰는 상투어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감탄사로 가볍게 쓰는 '대박이다'나 '끝내준다' 등의 표현처럼 사회 속에서 자주 쓰이고 힘을 갖게 된 밈은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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